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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소자 발에 입맞추는 교황 프란치스코

프란치스코 교황이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인근 팔리아노 교도소를 방문해 수감자들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 중 한 남성의 발에 입을 맞추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 목요일인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근교의 한 교도소를 방문해 열두 명의 재소자들을 상대로 세족식을 가졌다. 교황은 재소자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이들의 발을 씻어준 뒤 그 발에 입을 맞추면서 축복을 했다. 카톨릭뉴스에이전시(CNA)의 보도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로마 남쪽 교외에 위치한 팔리아노 교도소를 방문해 세족식을 가지면서 예수의 사랑을 본받으라고 말했다. 그는 “만일 당신이 이곳 교도소에서 뭔가 도움을 줄 수 있고, 서비스를 할 수 있다면 실천을 해라. 그것이 바로 (예수가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는 것과 같은 사랑”이라고 말했다. 세족식이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날 밤 최후의 만찬 때 열두 제자들의 발을 씻겨준 데서 유래한 가톨릭의 전통이다. 부활절 사흘 전인 성 목요일에 진행되는 세족식은 사회의 가장 낮은 자들을 섬긴 예수를 기리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교황은 “예수는 우리를 섬기기 위해 세상에 오셨다. 우리를 위한 종복으로 자신을 낮추었다. 끝까지 사랑을 하셨다”라고 말했다. 교황은 “세족식은 전통 풍습이 아니다. 이는 예수를 기억하는 행동이어야 한다. 오늘은 예수의 사랑만 기억하도록 하자”라고 말했다. 교황은 즉위 첫 해인 2013년 성목요일의 세족식을 미성년 범죄자들을 수용하고 있는 소년원에서 치렀다. 교황은 2014년 성목요일에는 노인과 장애인들, 2015년에는 교도소 재소자들, 지난해에는 난민들을 상대로 세족식을 갖는 등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보듬는 행보를 해 왔다.

2017-04-14

'빈자의 어머니' 테레사 수녀 성인 추대

'가난한 이들의 어머니' 테레사 수녀(1910~1997)가 성인 반열에 오른다. CNN방송은 15일 전날 열린 교황청 시성위원회 회의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테레사 수녀의 성인 추대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시성식은 테레사 수녀가 선종한 날에 하루 앞선 9월 4일 열린다. 구체적인 시성식 장소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로마에서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시성은 선종한지 19년만에 이뤄진다. 테레사 수녀의 시성식이 열리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포한 자비의 대희년(2015년 12월 8일~2016년 11월 20일)의 최대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테레사 수녀의 시복식이 2003년 로마에서 열렸을 때는 30만 명의 가톨릭 신자가 바티칸에 운집했다. 테레사 수녀는 사후 6년 만인 2003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성인 이전 단계인 복자로 추대됐다. 가톨릭에서는 성인으로 추대하기 위해서는 그와 관련한 두 가지 이상의 기적을 조건으로 삼고 있다. 테레사 수녀의 첫 번째 기적은 1998년 인도에서 일어났다. 당시 위암을 앓고 있던 여성이 테레사 수녀의 사진에서 빛을 본 후 치유됐다. 두 번째는 2008년 브라질에서 다발성 뇌종양으로 시한부 삶을 살고 있던 남성이 테레사 수녀에게 기도한 뒤 이틀 만에 완치된 것으로 보고됐다. 로마교황청은 지난해 말 현지 조사 등을 통해 이들 사례를 기적으로 공식 인정했다. 1910년 마케도니아 스코페에서 알바니아계 로마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난 테레사 수녀는 1928년 아일랜드 라스판햄으로 이주해 로레토 수녀회에 입회했다. 이때 로마 가톨릭교회의 수녀가 되었고, 테레사로 개명했다. 이후 인도 국적을 얻어 1950년 콜카타에 사랑의 선교회를 세운 뒤 평생을 현지 빈민들을 위해 봉사했다. 1979년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1997년 87세로 세상을 떴다.

2016-03-15

더 낮은 곳으로… 교황의 발걸음이 변화 불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는 것처럼 소탈하다. 늘 낮은 곳으로 향한다. 그의 걸음은 대중의 마음을 움직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22일부터 27일까지 미국을 방문했다. 미국 가톨릭계로서는 가장 큰 행사였다. 이번 방문에서 그는 미국 사회에 큰 발자취를 남겼고 거대한 변화의 막을 올렸다. 그는 로마로 돌아갔지만 그가 전한 잔잔한 울림은 계속해서 미국 사회 전반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미국을 방문한 교황의 발걸음은 힘이 있었다. 우선 미국 사회 각 분야가 그의 방문을 크게 반겼다. 우선 미국 정부가 교황을 극진하게 맞이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공항으로 나가 교황을 직접 맞이하는가 하면 백악관은 대대적인 의전행사를 진행했다. 교황을 위해 레드카펫을 깔고 예포를 울린 것은 백악관이 세계적 지도자를 맞이할 때 하는 각별한 예우를 행한 것이다. 그만큼 교황의 방문을 의미 있게 받아들였다. 특히 백악관은 의전행사 참석자들에게 교황에 대한 호칭을 "Your Holiness(성하.聖下)"로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러한 것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등과 함께 미국 정부가 종교 지도자에게 유일하게 붙이는 호칭이기도 하다. 교황은 미국을 방문하는 동안 연방의회(24일) 및 유엔 총회 연설(25일)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미국인들은 그의 연설에 이목을 집중시켰다. 평소 사회 양극화의 폐해를 비판해 온 교황이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미국'이란 국가에서 자신이 일관적으로 주장해 온 메시지를 전달했기 때문이다. 극진하게 맞이한 미국 정부 미국 신자들 뜨거운 분위기 교황은 이번 미국 방문에서 뉴욕과 필라델피아 워싱턴DC 등지를 방문했다. 교황이 들른 각 도시 분위기는 한껏 들떴다. 뉴욕의 경우 지난달 25일 맨해튼에 있는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교황이 집례하는 대중미사가 열렸다. 이때 교황은 센트럴파크를 거쳐 미사 장소로 향했는데 수만 명의 인파가 몰려 큰 혼잡을 빚었다. 또 연도에 있는 맨해튼 빌딩 벽면에도 교황을 환영하는 거대 벽화도 그려졌다. 뉴욕시정부는 이날 이례적으로 성명까지 발표했다.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성명에서 "뉴욕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목소리를 가진 교황을 초청했다"며 교황의 방문을 적극 반겼다. 워싱턴DC는 교황 방문 기간 동안 교통체증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공무원들의 재택근무까지 실시했다. 그만큼 워싱턴DC를 포함하는 미국 전역이 교황 방문에 큰 의미를 두고 있음을 방증하는 사례들이다. 자본주의의 상징 미국에서 교황이 전한 메시지에 주목 그러나 그의 실질적 행보는 음지로 향했다. 교황은 워싱턴DC에서는 노숙자들을 만났고 가톨릭 자선단체의 봉사 현장도 찾았다. 또 남미 출신인 교황은 뉴욕에서는 세인트패트릭성당으로 이민자와 빈민들을 초대해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시간도 가졌다. 한 관계자는 "가톨릭계 입장에서 이번 교황 방문은 너무나 자랑스럽고 뿌듯한 일"이라며 "특히 내년 미국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동성결혼.낙태.이민 등 현안과 시리아 난민 문제 등을 두고 교황이 전한 메시지는 분명 파급력이 있었다"고 환영의 목소리를 전했다. 한편 이번 방미 기간 동안 교황이 미사에서 사용한 나무 의자도 메시지 그 자체다. 교황의 뜻에 따라 소박하게 만든 나무 의자는 '통합'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미국 내 이주 노동자 및 교도소 수감자들이 직접 제작했다. 그만큼 의자 하나에도 의미가 묻어난다. 그래서일까. 미국 방문 동안 교황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미국인 1829명 대상 표본오차는 ±2.3%)는 교황에 대한 미국 사회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우선 미국인의 66%가 "교황을 매우 좋아한다"고 답했다. 특정 기독교 종파의 수장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선호도다. 반면 "교황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이들은 14%에 그쳤다. 심지어 교황에 대한 긍정적 시각은 가톨릭을 넘어 범종교적이다. 가톨릭 신자(87%)는 물론 개신교 신자(61%) 무신론자(63%)까지 포함해 종교 유무에 상관없이 절반 이상이 교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금기시된 가톨릭 이슈도 포용 교계 내부에서도 시각 변화 교황의 행보는 가톨릭 내부의 금기시되는 이슈까지 다가서면서 미국인들의 기존 인식을 변화시켰다. 교황은 낙태.동성애 등 가톨릭 내에서 엄격하게 금지하는 이슈에 대해서까지 관용적인 발언과 태도를 보였다. 가톨릭 신도는 물론 일반인들을 놀라게 하고도 남을 일이다. 교황은 낙태에 대해 "비극이고 분명 잘못된 행위다. 하지만 낙태에 대해 깊이 뉘우치는 여성들을 용서할 수 있는 권한을 가톨릭 '자비의 희년' 기간 동안 모든 사제에게 부여한다"고 천명했다. 자비의 희년은 '마리아 대축일'인 12월 8일부터 내년 11월 20일(그리스도 대축일)까지다. 이러한 교황의 발언은 파격에 가깝다. 이는 가톨릭이 교리상으로 민감한 이슈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진보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 바탕이 되고 있다. 일부에서 정책적으로 발언을 흘렸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퓨리서치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미국 내 가톨릭 신자들의 변화된 시각이 엿보인다. 가톨릭 신자의 43%는 자녀 양육을 두고 "동성애자 커플도 아이를 키우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또 가톨릭은 피임 등을 반대하는데 "산아 제한 정책을 허용해야 한다"(76%) "이혼을 수용해야 한다"(62%) 등 가톨릭 내부의 인식이 서서히 바뀌어 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상 완고하기 그지 없었던 미국인들의 사고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져온 변화의 바람은 그가 떠난 뒤에도 계속해서 미국을 흔들고 있다. 박종원.장열 기자 park.jongwon@koreadaily.com

2015-10-01

교황의 소박한 소통, 세상은 ‘쉬운 공감’ 원했다

짧고 강렬했던 6일간 일정 모두가 교황의 행보 주목해 사회적 결핍과 아픔 인식해 공감과 감정의 연대 통한 소통 방미 기간 국빈 대접받았지만 실제 행보는 ‘빈자’들과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의 낮은 행보가 미국을 끌어안았다. 울림은 컸다. 교황의 흔적은 곳곳에서 의미를 남겼다. 그건 온기를 잃어가는 시대를 향해 종교가 줄 수 있는 선물이었다. 그는 5박6일간의 미국 순방 일정을 마치고 27일 돌아갔다. 교황의 발걸음은 방향을 제시했다. 시대가 보고자 했던 종교의 몸짓이었다. 교황이 남기고 간 의미의 흔적들을 돌아봤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프란치스코 교황은 6일간 미국에 머물렀다. 짧은 시간임에도 교황의 행보를 모두가 주목했다. 언론들도 연일 그의 몸짓, 메시지 하나하나에 집중했다. 그만큼 교황의 영향력은 상당했다. 그는 미국 사회의 결핍된 부분을 꿰뚫고 있었다. 아픔이 있는 지점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건 부재의 시대 속에 슬픔에 대한 감정적 연대의 시발이 됐다. 교황이 공식 일정에 앞서 "나도 이민자의 아들"이라며 첫 인사를 건넨 것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그는 이민자에 대한 공감을 보였다. 외부인에 대한 포용을 강조한 셈이다. 이는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난민 문제에 대한 관점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의 메시지는 예민한 정치적 이슈를 넘어섰다. 민감한 논란도 사랑과 관용의 정신으로 끌어안았다. 지금 미국은 동성결혼, 낙태 이슈 등의 논란이 거세다. 교황은 논란 가운데 생명에 대한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생명은 모든 단계에서 보호받아야 한다"며 "문명 역사의 위중한 시기에 결혼과 가족이란 기관이 보호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은 자본주의 국가를 대표한다. 상징성이 있다. 교황은 그런 미국 사회를 향해 부의 불평등, 이윤만 추구하는 행위 등을 직설적으로 꼬집었다. 교황은 "미국 사회는 약자를 보호하는 데 힘을 써야 한다"며 "차별을 거부하고 관용적이며 포용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직설적 화법을 통해 각 현안과 이슈에 의미를 던졌다. 발언은 광범위했다. 그는 무기거래, 마약 밀매, 인신매매, 사형 문제, 기후 변화 및 환경 보호, 국제사회 분쟁, 자본주의 폐해, 빈부격차 등의 다양한 문제를 언급했다. 교황의 발언은 관용, 포용, 사랑, 정의, 존중 등의 단어로 압축된다. 종교가 순전하게 담아낼 수 있는 가치를 사회의 언어로 풀어냈다. 교황은 '메시지'를 실제 발걸음으로 옮겼다. 국빈급 대접 속에서도 그의 행보는 매번 낮은 곳으로 향했다. 워싱턴DC 성패트릭 성당에서 노숙인 들의 손을 잡고 "예수도 이 세상에올 때 집없는 노숙인 이었다"며 "하느님은 늘 우리의 고통을 아시며, 우리를 결코 버리지 않으신다"고 위로했다. 노숙자를 위한 점심 봉사를 하고 불법체류자의 자녀를 꼭 안아줬다. 펜스를 넘어 자신에게 달려온 아이들의 볼에 입을 맞추고 사람들과 '셀카(셀프카메라)'를 찍으며 유대감을 형성했다. 그가 왜 '빈자의 교황'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교황의 낮은 행보는 오늘날 미국 사회를 향한 암묵의 호소였다. 갈등, 분쟁, 대립, 차별이 옭아매는 사회 곳곳에 던진 강력한 메시지인 셈이다. 교황의 언어는 쉬웠다. 간단했다. 그리고 지극히 상식적이었다. 그럼에도, 미국은 왜 교황에게 매료됐을까. 평범하게 들릴 수 있는 메시지에도 미국인들은 왜 환호했을까. 이러한 현상은 가치의 부재를 방증하는 시대적 현실로 해석된다. 달리 말하면 시대가 정작 목말라 하는 것은 물질의 가치 또는 고차원의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교황의 낮은 모습은 물질 문명에 익숙해진 현대 사회가 놓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사랑의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그가 머문 시간은 짧았다. 하지만, 교황이 남긴 의미는 잔잔하면서도 강렬했다. 그게 시대를 향한 종교의 힘이고 역할이다. 세상은 '쉬운 공감'을 원했다. 교황은 거기에 소박하게 응답했을 뿐이다. 장열 기자 ========================================= 교황 방문 이면에는 그늘도… 언론에 거액 자릿값 요구 “중립적이지 못했다” 평가도 교황의 영향력 때문일까. 논란도 뒤따랐다. 우선 이번 행사를 앞두고 주최측에서 교황의 필라델피아 지역 행사에 언론을 대상으로 터무니없는 돈을 요구했다. 교황 동선에 따라 1500~7500달러까지 자릿값이 책정돼 빈축을 샀다. 교황의 행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파격을 넘어 ‘파문’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종교인으로서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되레 해석의 여지를 남겨 논란만 더 키울 것”이라는 견해도 있었다. 이를 두고 CNN은 “교황이 미국 정치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렸다”, 월스트리저널은 “정치화된 교황”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특히 교황의 발언에 공화당 인사들은 다소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다. 가톨릭 신자인 잽 부시 공화당 대선 후보는 “교황의 발언들을 존중하고 동의하지만 교황이 과학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화당이 예민하게 여기는 환경 이슈에 대한 교황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반대한 셈이다. 무신론자들도 발끈했다. 종교로부터의자유재단(FFRF)은 교황 방문 기간 동안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에 ”종교와 정치가 결합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전면광고를 싣기도 했다. 교황은 이번에 주니페로 세라 신부를 성인으로 추대했다. 세라 신부는 캘리포니아에 가톨릭을 전파한 인물로 알려져 있지만, 아메리칸 원주민에게는 분노의 대상이다. 과거 세라 신부의 가혹행위 때문이다. 22일 인디언 원주민 뭇선 부족 발레틴 로페즈 족장은 “이번 성인 추대는 원주민들을 분노케 할 것이며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성명까지 발표했다. 종교계에서도 다소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불교 신자인 정우섭(37)씨는 “사실 각 종교계에도 잘 보면 너무나 훌륭한 분들이 많은데 사회가 너무 유명 종교인에만 열광하는 것 같아 아쉽다”며 “이번 교황 방문 때문에 타종교의 가치에 대한 왜곡된 시각이 생기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열 기자

2015-09-28

"다투고, 애들 골칫거리라도 가족은 아름답다"

"가족들은 때로 다투기도 합니다. 접시도 날아다니고 아이들이 골칫거리가 되기도 하죠. 시어머니나 장모님 얘긴 꺼내지도 않겠습니다. 그래도 모두 가족의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7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세계가족대회에서 가정과 사랑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애드리브'성 즉흥 연설이었다. 교황은 "하느님이 가장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느냐"며 "서로를 사랑하는 가정을 보는 것, 가족이 자녀를 잘 키워 믿음과 선함, 아름다움의 사회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가정을 '희망의 공장'이라고 표현하며, "'당신은 결혼한 적이 없으니 그렇게 말하는 것'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러면서 "많은 가정이 '십자가를 짊어진다'"며 가족 간 다툼과 시어머니, 장모에 대한 언급으로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교황은 "이러한 어려움들은 모두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다"며 "절대 화해하지 않은 채 하루를 마감하지 마라"고 당부했다. 원래 준비된 연설문에는 "가정생활을 위한 여유를 남겨두지 않는 사회를 건강한 사회라고 부를 수 없다. 가정을 보호하고 그들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한 나라엔 미래가 없다"는 내용이 담겼으나 이를 그대로 읽는 대신 부드러운 즉흥 연설을 택한 것이다. 세계가족대회에 앞서 교황은 이민과 종교적 자유를 강하게 지지하면서 미국인에게 피상적 화합을 추구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교황은 "불평등이 팽배할 때마다 미국의 민주주의 이상이 약해진다"고 강조하고, 다양한 인종의 신도들에게 자신의 전통을 절대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교황은 이어 "자신의 선대에게서 배운 교훈을 잊지 말라"며 "그 교훈이 미국 땅에서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교황은 또한 "여러분 중 다수는 새 삶을 살겠다는 희망으로, 개인적으로 큰 대가를 치르면서도 이 나라로 이민 왔다"며 "어떤 어려움과 곤경을 만나도 낙담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한편 교황은 방미일정을 마치고 27일 오후 로마로 출국했다. 최인성 기자

2015-09-27

교황, 유엔서도 '작심 쓴소리' … 안보리ㆍIMF 개혁해야

방미 4일째를 맞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날 의회 합동연설에서 이민자 포용, 기후변화 문제 등 현실 정치에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민감한 사안들을 거침없이 거론한데 이어 25일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세계 지도자들을 향해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25일 유엔본부를 찾은 교황은 평소와 다름 없이 부드러운 미소를 띠었으며 환호하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며 답례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뽑기'에서 당첨된 400여명의 유엔 직원들은 "교황"을 연호하며 반겼고 교황은 유엔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며 감사를 표시했다. 그러나 모국어인 스페인어로 50여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교황은 '작심 쓴소리'를 쏟아냈다. 누구도 환경을 파괴할 권리가 없는데, 강대국들이 이기적이고 끊임없이 돈을 추구하면서 지구가 앓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회의가 환경 문제에 대해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합의를 도출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 금융기구들은 국가의 지속적인 발전을 돌봐야하는데 강압적인 대출 시스템으로 개도국과 빈곤국 사람들을 종속시키며 더 가난하게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고리대금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까지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도마에 올렸다. 국제사회가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일이 생기더라도 5개 상임이사국 중 하나만 반대해도 추진하기 어려운 안보리를 개혁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유엔이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청했다. 교황은 또 빈곤 계층도 교육받을 권리와 더불어 주거.노동.토지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면서 이들이 충분한 식량과 물, 주거공간과 함께 종교적 자유를 누리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세계 지도자들을 향해 거침없는 쓴소리를 쏟아낸 교황은 9.11 메모리얼로 이동해 미사를 집전하고 희생자와 유족을 위로했다. 자리를 함께 한 유대교, 이슬람교 등 종교단체 대표 400여명에게는 언어, 문화, 종교의 다양성을 인정해 서로 미워하는 마음과 복수심을 버려달라고 간청했다. 이어 뉴욕의 빈민가인 할렘 학교를 방문해 흑인 어린이들에게 은총을 기원했다. 가난한 사람과 이민자, 노숙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는 끝없는 사랑으로 다가가는 교황의 모습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저녁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야외 미사를 집전하는 것으로 뉴욕 일정을 마치고 마지막 행선지인 필라델피아로 향했다.

2015-09-25

3월 제비축제 유명… 수도원 내 성당 지금도 사용

방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3일 워싱턴DC의 바실리카 국립대성당에서 후니페로 세라(1713~1784) 신부를 성인으로 선포함에 따라 미션 샌후안캐피스트라노가 주목을 받고 있다. 미션 샌후안캐피스트라노는 스페인에서 온 선교사들이 가주에 설립한 7번째 미션(수도원)이며 오렌지카운티의 효시로 여겨진다. 1775년 10월 30일 선교사 페르민 라수엔이 건립을 시작했고 세라 신부가 공사를 완료했다. 1777년엔 수도원 내에 처음으로 작은 성당이 세워졌다. 오늘날에도 사용되는 이 성당의 명칭은 세라 신부의 이름을 딴 '세라 채플(Serra Chapel)'이다. 1769년 스페인의 캘리포니아 통치 당시 원주민 선교를 위해 미국으로 이주, 다수의 원주민을 개종시켜 미국 내 가톨릭의 기반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는 세라 신부는 1784년 70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샌후안캐피스트라노 미션은 매년 3월 19일에 열리는 제비축제로도 유명하다. 주중은 물론 주말에도 관광객들이 몰려와 아름다운 정원과 스페인 양식의 건축물, 스페인 선교사들의 유물 등을 관람한다. 미션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반에 공개된다. 입장료는 성인 9달러, 시니어 8달러, 4~11세 6달러, 3세 미만 무료다.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missionsjc.com)를 참고하면 된다. 임상환 기자

2015-09-24

'빈자들의 교황' 노숙자들과 특별한 점심

○…프란치스코 교황은 워싱턴을 방문하는 세계의 다른 정상들과 달리 어떠한 만찬이나 오찬 회동도 하지 않았다. 24일 낮 연방 의회 연설을 마친 그가 참석한 특별한 식사 자리가 있으니 노숙자들의 점심 식사였다. 워싱턴 세인트 패트릭 성당 가톨릭 자선단체에 모인 200여 명의 노숙자 앞에서 그는 역시 성경 구절을 인용했다. "요셉과 마리아가 베들레헴에 있을 때 마리아의 아이가 나오려고 했다. 그녀는 아들을 낳았고, 그를 천에 싸서 여물통에 넣었다. 왜냐하면, 어떤 숙소도 구할 수 없었기 대문이다." 예수가 태어나던 때 얘기였다. 교황은 "누군가에게 집이 주어지지 않는 것은 어떠한 사회적, 도덕적 이유로도 정당화되지 않는다"며 "정의롭지 못한 상황들이 많이 있지만 언제나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고통받고 계시며 우리 편에서 그 고통을 함께 겪고 계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미국의 총기 규제를 강력히 촉구했다. 또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와 부자만을 위한 정치체제에도 은유적인 경고를 던졌다. 교황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 사회의 문제점을 때론 완곡하게, 때론 직설적으로 지적했다. CNN은 이런 행보에 대해 "교황이 미국 정치의 소용돌이 속으로 뛰어들었다"고 평가했다. 교황은 연설에서 "개인과 사회에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주려고 계획하는 이들에게 살인적인 무기가 팔리는 이유를 함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그 이유는 단순히 돈, 특히 무고한 자들의 피로 물든 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치스럽고 죄스러운 침묵에서 벗어나 무기 거래를 중단시키도록 나서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주장했다. ○…교황은 24일 의회연설에서 이민자 문제에 대해 신약성서 마태복음 7장12절의 '남이 네게 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남에게 하라'는 구절을 언급하며 "우리가 대우받고 싶은 것과 같은 열정과 동정으로 다른 사람을 대우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공식 일정이 끝난 뒤 교황은 '빈민 구호 수녀회'를 방문했다. 1840년 파리에서 창립된 가톨릭 수녀회인 이 단체는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안(오바마케어)이 낙태에 대한 보험을 허용한 것에 반대해 소송을 냈다. 예정에 없던 방문을 통해 교황은 낙태를 반대한다는 뜻을 완곡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또 '더 나은 내일을 찾다 물에 빠져 죽은 이민자들'을 언급해 전 세계로 퍼져 가는 시리아 난민 문제를 언급했다. ○…공화당 대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24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민자 포용' 당부에도 불법 이민자 추방 입장을 고수했다. 트럼프는 이날 CNN 방송 인터뷰에서 "교황의 말은 아름답고 또 교황을 존중하고 좋아한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헤쳐나가야 할 많은 문제가 있다. 불법 이민자들이 엄청난 범죄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2015-09-24

"외국인 두려워하지 말고, 이민자에 적대감 버려야"

미국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 오전 워싱턴의 연방 하원 본회의장에 들어섰다. 순간 기다리고 있던 의원들이 일제히 일어서며 천천히 연단을 향해 걸어가는 교황을 향해 박수를 터뜨렸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의원 여러분께 영예롭게도 교황을 소개드린다"고 하자 또 박수가 쏟아졌다. 베이너 의장 옆에서 만면의 미소를 띠고 함께 손뼉을 치는 조 바이든 부통령도 가톨릭 신자였다. 연방 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이뤄진 교황의 상.하원 합동 연설 현장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연설에서 "이민자에 대한 적대적 감정을 버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황은 "우리는 외국인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 중 대부분은 한때 외국인이었다"고 밝혔다. 교황은 또 "성서의 황금률은 생명의 모든 단계에서 인간의 생명을 보호할 의무를 우리에게 부여했다"며 "모든 생명은 존중받아야 하며 전 세계에서 사형제는 폐지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황은 이어 "어떤 종교도 개인적 망상이나 이데올로기적 극단주의의 형태로부터 면제되지 않는다"며 "이는 우리 모두가 모든 종류의 근본주의를 경계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종교와 이데올로기, 경제체제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폭력과 싸우기 위해 섬세한 균형이 요구된다"고도 강조했다. 이날 방청석에 공화당 대선 주자인 벤 카슨도 앉아 있었다. 연방 의회는 카슨과 같은 방청객이 몰리자 비표를 제한했고, 이 때문에 의회 건물 바깥엔 교황을 보기 위한 인파가 몰렸다. 워싱턴 시내 듀폰광장엔 아예 대형 TV가 설치돼 합동 연설을 생중계했다. 교황은 이날 의회 연설을 마친 뒤 성 패트릭 성당을 찾아 300여 명의 노숙자와 함께 식사했다. 가톨릭 자선단체 회원들과 자원봉사자 70여 명이 준비한 식사 메뉴는 데리야키 치킨과 아시안 누들 샐러드였다. 전날 워싱턴포스트는 "교황이 워싱턴을 접수했다"고 묘사했다. 오전 11시20분쯤 교황이 탄 하얀 차량 '포프모빌'이 백악관을 나서 카퍼레이드를 시작하자 곳곳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성당의 종소리와 연도에 늘어서 있던 시민들이 외치는 "포프 프란치스코"가 함께 섞여 시내 중심가 콘스티튜션 애비뉴를 메웠다. 교황을 더 보기 위해 연도를 따라 뛰는 이들과 교황을 본 감격에 서서 기도를 올리는 이들이 곳곳에서 뒤섞였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2015-09-24

[숫자로 본 교황 방미 열기] 세계가족대회 폐회 미사…150만명 인파 운집할 듯

'수퍼보울이 5일 연속 열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미 열기를 두고 LA타임스는 이렇게 표현했다. 미국을 방문한 교황은 종전에 3명 있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기가 이들보다 높아 이번에 그의 방미가 각종 기록을 세우고 있다. 교황의 방미를 숫자로 알아본다. 18차례=연설과 미사 등을 포함한 교황의 공개 발언 횟수. 교황은 대부분 모국어인 스페인어를 쓸 것으로 예상되지만 네 번 정도는 영어로 할 예정이다. 30명=경호원과 통역 등 교황 수행단 규모. 1490달러= 가구회사 토스 모저가 교황과 추기경 4명을 위해 기증한 체리목 의자의 달러 가격. 3000개=필라델피아 이동식 화장실 배치. 5000~6000명=25일 뉴욕에 배치되는 경찰 병력. 8000개=교황 취재를 위해 언론사들이 신청한 취재증 수. 지난 공화당 경선 2차 토론 때 발급된 취재증은 800개였다. 20000개=25일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의 미사에 놓일 좌석 수. 60000롤=필라델피아에 준비된 화장지는 6만 롤이다. 80000명=25일 뉴욕 센트럴파크의 교황 행진 행사에 입장이 허락된 인원. 500,000개=프란치스코 교황 방미를 기념한 성베드로 성당 미니어처에 투입된 레고 수. 1,500,000명=NBC방송과 타임 등은 27일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세계가족대회 폐회 미사에 150만 명의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필라델피아 인구(약 156만 명)와 맞먹는 수치다. 450만 달러=국토안보부가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에 배정한 예산. 1200만 달러=교황 방문으로 필라델피아 당국이 경호와 치안, 응급상황 대비 등에 지출하는 비용. 7200만 명=미국내 천주교 신자 수. 히스패닉이 전체 신자의 34%를 차지한다. 4억1800만 달러=교황 방문으로 인한 필라델피아의 경제효과. 원용석 기자

2015-09-23

프란치스코 교황, 오늘 DC 도착

역사적 쿠바 방문일정을 끝마친 프란치스코 교황이 22일 워싱턴 DC에 도착한다. 미국 첫 방문지인 워싱턴 DC에서 2박3일동안 머무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워싱턴의 노숙자들부터 오바마 대통령까지 많은 사람들과 만나 가톨릭 교회가 전하는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교황이 머무는 워싱턴 DC는 오는 24일까지 ‘세계 정치 1번지’에서 ‘가톨릭 1번지’로 변모할 예정이다. 워싱턴 DC 교통당국은 전국에서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수십만 가톨릭 신자들을 위해 주요 교통편을 증가시키고 도로통제 준비로 비상이다. 또한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ISIS나 알카에다 등 테러단체의 표적이 되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에 경호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연방정부기관 대부분은 교황방문 기간중 공무원들의 재택근무를 종용하고 있으며 일부 직장들은 교황방문기간에 맞춰 임시휴업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워싱턴 지역 한인 가톨릭 신자들 역시 프란치스코 교황의 역사적인 워싱턴 방문에 감격하고 있다. 이와함께 주요 한인 천주교회 소속 일부 신자들은 추첨을 통해 교황이 오는 23일 오후 4시15분 바실리카 국립 대성당에서 집전하는 시성미사에 참가하는 ‘일생의 행운’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첨을 통해 미사 티켓을 얻었다는 성 정 바오로 한인천주교회 서은숙(세례명 카타리나 VA버크 거주)씨는 “지난해 바티칸 여행 때 뵙지 못한 교황님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어 너무 큰 영광이고, 가족과 주위 사람들의 큰 부러움을 받고 있다”면서 “교황님의 DC방문과 함께 이지역 모든 이들에게 크나큰 은총이 전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볼티모어 한인천주교회 김로사 사무장은 “생업으로 워싱턴 DC를 찾지못하는 성도들을 위해 오는 27일 필라델피아에서 교황님이 집전하는 초대형 미사를 대형 스크린으로 함께보는 행사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22일 오후 4시 앤드류 공군기지에 도착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공식일정은 23일(수) 오전 9시15분으로 예정된 백악관 방문으로 시작된다. 백악관 남쪽 잔디광장에서의 공식 환영식에 이어, 교황은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사회, 경제, 환경, 도덕 등 세계가 처한 다방면의 현안에 대해 폭넓은 논의를 가질 것이라고 백악관 측은 설명했다. 프랜치스코 교황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1979년), 베네딕트 16세(2008년)에 이어 백악관을 방문하는 세 번째 교황이다. 워싱턴 DC 주요 성당을 방문하고 연방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을 갖는 교황은 24일 오후 4시, 72시간의 워싱턴 DC 일정을 마치고 다음 목적지인 뉴욕으로 향한다. 박세용 기자 park.seyong@koreadaily.com

2015-09-22

더 낮은 곳으로…교황의 발걸음이 변화를 부른다

극진하게 맞이하는 미국 정부 미국내 들뜬 분위기, 기대 담겨 자본주의 상징 국가 미국에서 교황이 전할 메시지 이목 집중 금기시된 가톨릭 이슈도 포용 가톨릭 내부에서도 시각 변화 프란치스코 교황은 소탈하다. 늘 낮은 곳으로 향한다. 그의 걸음은 대중의 마음을 움직인다. 미국이 지금 가톨릭 교황의 행보를 주목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22일)부터 27일까지 미국을 방문하기 때문이다. 이번 방문에서 그가 미국 사회와 시대를 향해 남길 의미는 무엇일까. 이미 교황이 전하는 잔잔한 울림은 미국 사회 전반을 향해 강력하게 퍼져나가는 중이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교황 맞이하는 미국은 교황의 발걸음은 힘이 있다. 벌써부터 사회 각 분야가 그의 방문을 반긴다. 우선 미국 정부가 교황을 극진하게 맞이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비행장으로 나가 교황을 직접 맞이하는가하면, 백악관은 의전행사까지 진행한다. 교황을 위해 레드카펫을 깔고, 예포를 울리는 것은 백악관이 세계적 지도자를 맞이할 때 하는 각별한 예우 의식이다. 백악관은 의전행사 참석자들에게 교황에 대한 호칭을 "Your Holiness(성스러운 존자)"로 해줄 것을 요구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등과 함께 미국 정부가 종교 지도자에게 유일하게 붙이는 호칭이기도 하다. 교황은 연방의회(24일) 및 UN총회 연설(25일) 등도 예정돼 있다. 미국인들이 이번 연설에 이목을 집중하는 이유다. 평소 사회 양극화의 폐해를 비판해 온 교황이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미국'이란 국가에서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할지가 관심사다. 교황은 이번에 뉴욕, 필라델피아, 워싱턴DC 등을 방문한다. 현재 각 도시 분위기는 들떠있다. 뉴욕의 경우 25일 메디슨스퀘어가든에서 교황이 집례하는 대중미사가 열린다. 이때 교황은 센트럴파크를 거쳐 미사 장소로 향하게 되는데 현재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맨하탄 빌딩 벽면에는 이미 교황을 환영하는 거대 벽화가 그려졌다. 뉴욕시는 지난 1일 이례적으로 성명까지 발표했다. 빌 드볼라지오 뉴욕 시장은 성명에서 "뉴욕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목소리를 가진 교황을 초청하게 됐다"며 교황의 방문을 적극 반겼다. 워싱턴DC는 교황 방문 기간 동안 교통체증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공무원들의 재택근무까지 실시하기로 했다. 그만큼 미국이 교황 방문에 큰 의미를 두고 있음을 방증하는 사례들이다. 교황은 사회적 약자에게 반면 그의 실질적 행보는 음지로 향한다. 교황은 워싱턴DC의 노숙자들을 만나고 가톨릭 자선단체의 봉사 현장도 찾을 예정이다. 또 남미 출신인 교황은 성패트릭성당으로 이민자 및 빈민들을 초대해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시간도 마련했다. 가톨릭 김재동 부제(LA)는 "가톨릭계에서 이번 교황 방문은 너무나 자랑스럽고 뿌듯한 일"이라며 "특히 내년 미국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동성결혼, 낙태, 이민 이슈, 시리아 난민 문제 등을 두고 교황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미 기간 동안 교황이 미사에서 사용하게 될 나무 의자도 메시지 그 자체다. 교황의 뜻에 따라 소박하게 만든 나무 의자는 '통합'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미국 내 이주 노동자 및 교도소 수감자들이 직접 제작했다. 그만큼 의자 하나에도 의미가 묻어난다. 그래서일까. 현재 교황의 인기는 고공비행중이다. 교황의 방미를 앞두고 실시된 갤럽의 여론조사(미국인 1829명 대상ㆍ표본오차는 ±2.3%)에는 교황에 대한 미국 사회의 분위기가 담겨있다. 우선 미국인의 66%가 "교황을 매우 좋아한다"고 답했다. "교황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이들은 14%에 그쳤다. 심지어 교황에 대한 긍정적 시각은 범종교적이다. 가톨릭 신자(87%)는 물론 개신교 신자(61%), 무신론자(63%) 등 종교 유무에 상관없이 절반 이상이 교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가톨릭 내부 시각도 변화 교황의 행보는 가톨릭 내부의 금기시되는 이슈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교황은 낙태, 동성애 등 가톨릭 내에서 엄격하게 금지하는 이슈에 대해서까지 관용적 발언 및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교황은 방미를 앞두고 "낙태는 비극이고 분명 잘못된 행위다. 하지만, 낙태에 대해 깊이 뉘우치는 여성들을 용서할 수 있는 권한을 가톨릭 '자비의 희년' 기간 동안 모든 사제에게 부여한다"고 천명했다. 자비의 희년은 '마리아 대축일'인 12월8일부터 내년 11월20일(그리스도 대축일)까지다. 이러한 교황의 발언은 파격에 가깝다. 이는 가톨릭이 교리상으로 민감한 이슈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진보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 바탕이 되고 있다. 최근 퓨리서치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미국내 가톨릭 신자들의 변화된 시각이 엿보인다. 가톨릭 신자의 43%는 자녀 양육을 두고 "동성애자 커플도 아이를 키우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또 가톨릭은 피임 등을 반대하는데 "산아 제한 정책을 허용해야 한다"(76%), "이혼을 수용해야 한다"(62%) 등 가톨릭 내부의 인식이 서서히 바뀌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교황이 가져다주는 변화의 바람은 지금 미국을 흔든다. 교황 방문 종교계 반응 가톨릭 및 타종교 ‘환영’ 개신교는 내심 ‘불편’ 교황의 미국 방문을 두고 한인 종교계의 온도차가 나뉘고 있다. 우선 한인 가톨릭계는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특히 교황의 서부 방문 일정이 없다 보니 LA지역 가톨릭 신자들의 아쉬움은 크다. 가톨릭 신자 안젤라 이(34ㆍLA)씨는 “요즘 성당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하고 미국 사회도 이번 방문을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가톨릭 신자로서 너무나 자랑스럽다”며 “하지만 이번에 LA에 오시지 않기 때문에 직접 교황을 볼 수 없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전했다. 김재동 종신부제는 “이번에 교황이 보여주는 모습, 전달하는 메시지 등은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미국 사회 전체가 주목해야 할 내용이 많을 것”이라며 “꼭 종교적 관점이 아니여도 현대인들에게 교훈이 될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번 교황 방미가 기대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나란다불교센터 박재욱 법사는 “이번 가톨릭 교황의 방미를 계기로 새삼 그분의삶을 돌이켜 보면서 잔잔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며 “교황의 일거수 일투족이 모든 종교인, 성직자들에게 본보기가 되길 바라고 많은 분들이 감동받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반면 개신교계는 내심 불편한 기색이다. LA지역 한 목회자는 “가톨릭 교황이 소탈한 모습도 자주 보여주고 귀담아 들어야 할 말도 많이 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는 분명 역할이 크다고 본다”며 “하지만 종교적으로 보면 교황을 너무 신격화시키고 그도 우리와 같은 인간일 뿐인데 사람들이 그를 어떤 신비한 존재로 인식하는 것 같아서 우려된다”고 말했다. 개신교인 이준성(38ㆍ세리토스)씨는 “솔직히 유명세가 전부는 아니지만 미국 사회가 이번 교황 방문을 주목하는 걸 보며 한편으론 가톨릭의 그런 영향력이 부럽기도 하다”며 “교황의 탈권위적 행보와 겸손한 모습 등은 정작 개신교에게 부족한 부분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왜 우리에게는 교황 같은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지도자가 많이 없는지 아쉽기도 하다”고 말했다. 장열 기자

2015-09-21

뉴욕 방문 교황 보려면 티켓 추첨

오는 25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집전하는 오후 6시 미사에 앞서 센트럴파크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의 카퍼레이드는 이날 오후 5시께 72스트리트에서 출발해 60스트리트까지 웨스트드라이브를 따라 남진할 예정이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고 싶은 뉴욕 시민은 추첨을 통해 무료 티켓 2장을 얻을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티켓 신청 접수는 3일부터 7일까지 계속되며, 웹사이트(nyc.gov/papalvisit)를 방문하거나 뉴욕시 민원전화인 311을 통해 참가할 수 있다. 무작위로 선정되는 당첨자는 다음달 10일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뉴욕시 당국은 밝혔다. 티켓을 받은 시민은 25일 정오부터 체크인할 수 있다.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센트럴파크 카퍼레이드 현장에서 수만 명의 시민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직접 만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목소리를 가진 사람 중 한 분인 교황의 뉴욕시 방문을 영광으로 여기며, 뉴욕 시민들이 이 같은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22일 워싱턴DC를 방문한 후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에 걸쳐 뉴욕 일정을 마치고 이어 필라델피아로 떠난다. 심지영 인턴기자

2015-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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